우리 식구, 알콩달콩

여보, 생일 축하해

구절초 시인 비사랑 2022. 9. 26. 10:55

~~~~여보, 생일 축하해요~~~

 

그러니까 어제,

사랑하는 반쪽이의 생일 전날

 

퇴근길에 마트에 들러

작은 케잌이랑 미역국에 넣을 쇠고기를 사서 집으로 가는 중에

딸아이한테서 전화가 걸려온다

 

"아빠~~!

엄마 아파트 1층 현관에 계실거예요

엄마랑 함께 한 3분 뒤에 들어오세요"

 

 

현관 문에 붙여놓은 메모다

 

하하하...녀석, ^*^

아빠 닮아가지고는~~!

 

아마도 엄마를 위한 깜짝 파티를 준비했나보다 

 

 

 

그럼 그렇지.

 

 

거실에 무드등을 켜두고

잔잔한 클래식음악이 흐르고

식탁에는 딸아이가 손수 준비한 정성이 아름답게 차려져 있었다

 

 

굽고 뿌리고 깎고 다듬어서 만든 우리딸표 생일케잌이다

히야~~!

 

마냥 어린애로만 알았는데

솜씨가 제법이다 

 

 

아내가 소녀처럼 좋아한다

딸아이가 행복해한다

지켜보는 나도 따라 흐뭇하다.

 

아, 근데 초가 왜 저리 많다냐?

 

 

 

퇴근길에 사온 쇠고기

내일 아침상에 올릴 미역국에 넣을

아주 귀한 괴기. 것두 한우~~!! 

 

 

미역을 맑은 물에 포옥 담그고~~

팅팅 불게 내삐두자

 

 

쌀뜨물도 뽀얗게 모아둔다

미역국에 쓸 놈이다

(다른 때는 이 쌀뜨물을 화초에 준다, 우리집은~~)

 

 

쇠고기

것두 한우다

달달 볶고 또 볶고....(여기서부터는 아내 솜씨, 난 견습생이  되었다)

 

 

미역이랑 요런조런 양념을 넣고

조금 더  들들 볶는다

 

 

미리 받아둔 쌀뜨물을 따라 붓고

칙칙 폭폭 끓인다

사랑맛이 폴폴 나도록~~^*^

 

 

맛있는 미역국이 한솥 그득 

사랑과 건강과 행복과 정을 듬뿍 넣어 끓인 사랑국이다

 

 

아내

 

 

내 안의 해

안해

 

참 좋은 ,

참 착한,

참 아름다운 여자를

내 반쪽이로 맞이한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남자다

난 참 복도 많은 남자다

 

나랑 결혼해준 반쪽이에게

고마움과

농익은 사랑을 전한다

 

다시 난 노래한다

<사랑은 늙지 않는다. 단지 농익을 뿐이다>

 

라고......

 

-2009. 4. 23 아내의 생일에 부쳐 -

2009. 4.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