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식구, 알콩달콩

어버이 살아실 제 섬기기 다하여라

구절초 시인 비사랑 2022. 9. 27. 10:26

내 나이 어느새 쉰 셋

 

등 푸른 열일곱에 어머니 여의고

스물 일곱에 아버지마저 돌아가셨으니

어버이 섬길 기회조차 없었다

 

해마다 친부모처럼 모시고 섬기던 장인어르신도

지난해 늦가을 하늘별 되신 후론

달랑 장모님만 남으셨다

 

오호라~~!!

 

무릎 관절 고장으로 거동조차 힘드신 울장모님

밭 농사지으실 생각에 걱정이 태산이다

 

효도가 별거던가?

부모 걱정 근심 덜어드리면 효도지

 

 

 

엊그제 어린이날, 시장에 나가 모종들을 샀다

청양고추, 일반고추, 방울 토마토, 일반 토마토, 오이, 케일, 가지, 파프리카.....

 

 

 

지난 번에 큰처남이랑 만들어 놓은 오이섶에 오이 모종 20개를 심었다

 

 

 

큰사위는 토마토 모종을 심고, 큰 딸은 물을 주고, 울장모님은 물통에 물을 받고 계신다

 

 

 

울 장모님의 모습을 보노라니 지난해 돌아가신 장인어르신 모습이 오버랩된다

아, 삶이여~~!!

 

 

 

작은 처남이 지난 주에 만들어놓은 비닐망에 가지며 고추며 파프리카, 케일 등을 심었다

착한 아내이자 큰딸 울 사랑 혜숙

참 효녀다.

아버님 돌아가신 이후, 퇴근하며 매일같이 들러 어머님의 벗이 되어드리고 있다

 

 

참깨도 심고

 

 

 

지난번에 심은 감자 싹이 곱게 나왔다

 

 

 

호박도 심고

 

 

 

밭일을 마치자 처제랑 동서가 왔다

장모님 좋아하시는 짬뽕을 시켜 맛있게 먹고

장모님은 두 딸과 작은 사위와 함께 동서네 복숭아밭으로 꽃구경 을 가셨다

 

 

 

장모님,

농사 지으실 걱정 하지 마시고 그저 편히 계세요

장모님 곁에는 우리가 있잖아요

 

이번 주에는 고구마며 옥수수, 콩도 심어드릴게요

걱정하지 마세요

 

 

 

장모님 , 사랑합니다

 

 

 

미산계곡

내 산방터 뒷동산에 고이 잠드신 장인어른

 

얼마 전 아버님을 찾아뵙고 좋아하시던 막걸리를 올렸다

 

 

 

아버님 곁에 앉아 내려다본 미산계곡

 

참 좋~~~다.

아버님도 참 좋으시죠?

 

'그럼, 좋다마다. 난 참 행복하다네'

 

 

미산의 귀한 인연님들

어버이 살아실 제 섬기기 다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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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5.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