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식구, 알콩달콩

아내의 생일에 부쳐...................

구절초 시인 비사랑 2022. 9. 23. 11:05

아내의 생일에 부쳐...................글/美山 왕은범

- 비와 함께 온 당신 김/혜/숙/


비가 옵니다.
이른 새벽 톡 톡
사랑으로 얼룩진 유리창.
그 유리창으로 빗물이 길게도 흘러내립니다.

당신,
대지를 적시는 단비와 같이
연둣빛 나뭇잎새같이,
아니
호롱 호롱 저 샛노란
냉이꽃밭을 소리없이 너울대는
노랑나비같이,

당신,
내 사랑스런 동반자로,
내 사랑해야할 영원한 안해(內陽)로,
내 사랑하고말 가슴 설레이는 여인으로,
아름다운 자목련
은근한 백목련 그늘에
다정스레 녹아
목련꽃 흐드러지게 피워낼
당신 그리고 나.

비가 여전히 내립니다.
미역국 제손으로 끓여 한술 뜨지 못하고
빗속으로 미끄러지는 당신 차를 내려다보며
아주 오래전 울엄마를 보는듯
콧등이 아려 하늘을 치어다봅니다.

사랑이라 말하겠습니다.
사랑한다고 말하겠습니다
사랑하리라 사랑하리라
찬란한 목련으로 환생하는 그 순간까지
난 그대
내 아름다운 신부 김/혜/숙/을,
비와 함께 온 당신을 빨갛게 사랑하렵니다.

...............................................

1962년 3월28일(음)
내 목마는 방울소리 짤랑이며 나를 향해
첫울음을 울었다.
목마는 나를 등에 태우고
내 가정의 애마(愛馬)되어
참으로 들꽃처럼,
어제 산행 중 본 봄맞이꽃처럼,아님 은방울꽃처럼
하얗다.
순.백.색.여.인이다.
'여보, 사랑해, 그리고 생일 축하해'

 

2005. 5.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