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가족여행.....지리산/부산

 

헤어지기 아쉬운 지리산을 뒤로하고

청학동에 잠시 들러 옛것과 요즘것의 뒤죽박죽 묘한 감흥에 젖다

하동 벚길 구비 구비  남해고속도로로 올라섰다.

부산으로 가려는 게다

 

때 이른 을숙도 코스모스 밭에 들어가 가을 정취에 젖다

부산의 대명사 "자갈치 시장"으로 !

 

길 양쪽으로 늘어선 생선들의 파닥거림과 장렬한 주검.

횟감을 고르는 사람들과 예서 제서 들려오는 흥청거림,악다구니.

시장은 사람 살아가는 모습을 가장 솔직하게 표현한다고 했던가?

 

그 옛날

자갈 쓸리던 자작자작 소리

사람들과 생선들의 하모니로 진풍경을 그려내고 있었다.

 

 

 

 

 

그 가난하던 시절,

강원도 태생의 부부

신혼여행이랍시고 떠난 두메산골 강원도 설악산.

아름다운 흑백 앨범이 되어버린 우리 부부의 20 년 전을 떠올리며 또

묘~~~하다.(을숙도에서  폼 잡고......)

이젠 제법 취향도 닮아가며 살아가는 익숙한 우리가 되었지만, 아득한

그 시절에 그댄 높기만 한 나의 신부였다.

 

 

 

 

아내가 주섬주섬 쌈을 싼다

자갈치의 밤이 살곰살곰 도둑처럼 밀려오는 어스름.

한입 그득 화~~함이 사랑으로 번진다.

 

소주 한 병을 아들과 함께 다 비우고

"아줌마~~~한 병 더......"

 

 

 

 

그렇게 우리 가족의 2005 여름 여행은 막을 내렸다.

아직도 가슴에서 자라는 지리산과 들꽃과 바람과 바위,

 

영원히 우리 가족의 가슴에서 자랄 사랑과 꿈과 다정함,

또 그리워 찾아갈 그곳 그곳들이 아주 곱게 이 가을 볕좋은 뜨락에서

곱게 물들고 있다.

2005. 9.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