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71

3박4일 가족 여름여행.......거제도/외도/통영

통영. 충무라 불리던 해양도시. 통영 시내로 접어들며 우리 일행은 공통적으로 어두운 거리 풍경에 놀랐다. 화려한 불빛도 없는 도심. 마침 한산대첩축제 기간이라 거리 곳곳에 현수막이 걸려있고 충무교를 건너며 휘황찬란하게 밝혀진 축제의 현장이 한눈에 들어왔다. '아, 다들 이리로 오느라 거리가 그렇게도 어두웠구나?' 통영항이 내다뵈는 전망좋은 곳에 숙소를 정하고 간편복으로 갈아입은 후, 우리는 외출을 서둘렀다. 오색찬란한 음악분수. 마침 내가 좋아하는 아바의 노래가 나온다. 기념촬영을 하고 거리 카페에 빙 둘러 앉았다. 생맥주랑 핕빙수를 시켜 먹고 마시며 화려한 밤바다에 젖어들었다. 밤은 참으로 새생명을 잉태하는 거룩한 존재임을 느끼며 통영에서의 첫밤을 달콤하게 재웠다 여행 둘쨋날이 밝았다. 김치찌개로 아침..

3박4일 가족여름여행.....마산,창원,진해,통영

지난 3년간 나름대로 배 아파하며 자연분만한 시집 "美山을 꿈꾸며"가 지난 8월 14일 탄생했다. 여행 가방을 꾸리며 경남지부 회원님들께 드릴 시집을 정성껏 챙겼다. 가슴이 설레인다. 거제도 쪽으로 여행지를 정했다는 글을 보시고 우리의 훈장님께서 경남지부 회원님들께 연락을 하셨나보다. 춘천에서 마산을 향해 내려가는 동안 훈장님의 전화가 몇 차례 날 설레이게 했고 훈장님을 비롯한 배끝마당님,햇살같은 사랑님,메뚜기님,바람사나님. 등을 뵐 수 있다는 충격은 나를 비롯한 식구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당초의 예상 소요시간보다 우리 가족은 3시간 정도 일찍 마산(서마산)에 도착했다. 춘천서 마산이 4시간 거리 밖에 안된다니! 만나기로 한 약속시간까지는 두 어 시간이나 남았다. 어느 공터에 차를 세우고 훈장님을 ..

유성우 관측 여행

아들녀석 운전면허증은 땄으되 실전 경험이 없어 데리고 운전연습겸 가족 드라이브. 기름 한방울 안나는 나라에서 너무 사치스런 일이 아닌가 싶었지만, 어쩌랴! 홍천 팔봉산자락을 휘이 돌아 폐교된 분교- 분교는 화가나 조각가들이 임대를 해서 예술촌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지나다 잠시 들렀다, 인심좋은 화가가 두루 두루 구경하라기에 밍키를 포함한 다섯 식구 폼 잡고 작품들을 감상한다. 풍만한 젖가슴을 드러낸 여인의 초상 앞에서 한참 머물었다. "여봇, 닳겠어요" 아내의 질투어린 핀잔에 눈길을 강변 수채화로 돌렸다. '치~~폐닭이 낳은 계란으로 후라이 해놓은 것 같은 가슴을 가진 울 목마여~' 차를 좀 더 모니 홍천 대명 비발디파크가 나온다.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대명비발디파크를 지나자 마자 눈에 익은 거리,산,..

강화도 밴댕이회

난 회를 즐겨하진않습니다. 어쩌다 동해안 가도 오징어회나 초장 듬뿍 묻혀 장맛에 넘기는 정도. 남들은 간장에 찍어 먹기도 하지만 난 간장에 찍어 먹으면 전혀 회맛이 안나 항상 초고추장만 고집한답니다. 오늘은 내가 그리 즐기지 않던 회를 정말 맛있게 먹은 이야기 하나 짧게 들려 드릴게요. 촌놈들(무공해,오염되지 않은 순백의 촌놈)데리고 노오란 스쿨버스 타고 김포로 막 접어들때 아주 오래 묵은 된장같은 불알친구가 퍼뜩 떠올랐답니다. 전활했죠 당연히 깜짝 놀랄 수 밖에.... 김포 시내를 막 지나가는 중이라니까,당장 차 세우랍니다. 하하.... 차는 세우지 못하고 강화도 숙소까지 가서 찰 세웠죠. 갯벌을 즈려밟고,머드팩도 하고,게도 잡으며 실컷 놀다가 엉성한 낙조(날이 흐렸거든요)구경도 하고..... 친구가 ..

커피 잔에 달을 타서 마시던 날

직장 동료가 어제 밤낚시로 재미를 보았다는 말에 욕심이 발동. 지렁이 지렁지렁 옆에 차고 낚싯대 둘러 메고 내린천 상류로 향했습니다. 머릿속엔 깔닥메기,퉁가리,어름치,꺽지,쉬리,똥고기.... 그리고 얼큰한 매운탕에 소주 한 잔. 먹지 않아도 배 부를 만큼 내 머릿속엔 온갖 풍성함으로 그득했지요. 그래서 누군가가 그랬나봅니다. '착각은 자유' '떡 줄 놈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고 내 상상은 여지없이 무너져 내리고, 고기가 담겨야할 망에는 실망만 그득 담긴 채 어둑어둑한 시골길을 따라 내 잠자리로 향합니다. 돼지고기 생삼겹으로 배 든든히 먹은터라 딱히 할 일도 없고 배 깔고 눕자니 너무 이르고 티비 보자니 따분하고...... 전화라도 할까? '여보세요?' 아내에게 전활합니다. 일상적인 대화. ..

東海, 아야진 까아만 밤바다

/토요일/ 학교에 남아 서성입니다. 다른 때 같으면 춘천으로 향하는 차의 속도가 대단할텐데 그날은 학교 관사 한 켠에 주저앉은 채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내가 만든 카페에 앉아 여유롭게 풍경을 감상하고,처녀치마의 새 순을 보며 작은 행복감에 젖습니다. /전화/ "아빠,여기 서석이예요." 딸 아이의 목소리가 기쁨입니다. 서석이면 이제 약 30 분 정도 남았군요. 나도 덩달아 가슴이 부풀어 오릅니다. 아내와 두 아이가 만남의 행복 그득 싣고 내게로 내게로 다가옵니다. 아내의 작은 차가 보입니다. 손을 흔들어 보입니다. "아빠" "여보" /구룡령/ 식구들과 함께 오릅니다. 지난 번엔 동료와 함께 혹은 나 홀로 오르던 구룡 잔등. 넷이 오르는 구룡의 등은 구불구불 재미도 있습니다. 밖의 신록에 모두가 감탄..

2003.남도기행(南道記行)....(1)

2003년 1월 3일. 아침 9시. 설레이는 마음으로 우리 가족은 춘천을 떠나 멀고도 먼 6박7일의 가족여행을 떠났다. 셀레임과 흥분으로 내 차 스포티지는 일렁거렸고..... 중앙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를 지나 이제 막 개통된 중부내륙 고속도로를 지나 중부고속도로, 대진고속도로...... 전라도 무주를 지날 때부터 눈발이 날리기 시작했다. 여느때 같으면 좋기만 하던 눈. 왠지 불길한 예감. 암튼 우리 가족을 실은 나의 애마 스포티지는 진주를 지나 사천,광양을 두루 관통해서 순천에서 여수로 몰았다. 여수! 이곳에서 1박을 하기로 하고 제일 먼저 들른 곳은 오동도. 오동도로 걸어가는 우리 가족은 세찬 바닷바람과 맞서 싸워야했다. 살을 에는듯한 눈보라. 춘천에서도 겪기 힘든 야릇한 경험을 이곳 여수에서 느껴야 ..

남이섬/ 가난한 여행

아! 뻐근하다 또 피곤하다. 하지만 행복하다. 대통령선거일. 투표를 마치고 우리 식구를 이끌고 남이섬으로 짧은 나들이를 했다. 물론 밍키도 데리고. 밍키도 너무 좋아라 헤헤거린다. 경춘국도를 달려 가평군 남이섬 선착장. 이쁜 연인과 가족들 틈새에 우리 다섯 식구도 끼어 배에 올랐다. 뿌우~웅. 뱃고동소리와 함께 자그마한 배는 북한강 겨울 물살을 가르며 작고 예쁜 남이섬으로 출발. 아! 기분 좋다. 강바람이 가슴 속 깊이까지 자리잡은 안개에 대한 그리움 시원하게 적시며 내내 함께 했다. 사람들의 부러움을 온몸으로 받으며 우리 가족의 나들이는 행복 그 자체였다. 남이섬은 겨울이라기보다 가을이었다. 많은 연인들로 이쁘게 물들고 티비 드라마 '겨울연가' 촬영지에는 너도 나도 부둥켜 안고 추억과 사랑을 담느라 후..

소양호 건너 찾아간 청평사 풍경5

풍경/하나. 소양강다목적댐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우리는 셔틀버스에 올랐다. 전국 각지에서 오신 관광객들을 태운 늙은 버스는 소양댐 정상을 향해 해소기침하는 듯한 소리를 내며 힘겹게 힘겹게 구비 구비 오른다. 주차료 받아 어디에 쓰나? 버스라도 좀 신형으로 바꾸지... 댐 정상. 가까운 곳임에도 참으로 오래간만에 보는 소양호는 육지 속의 바다란 말답게 장엄했다. 선착장으로 향하는 길 옆으로 도열한 상인들의 표정이 씁쓰름하다. 모두가 살이에 지친 표정들이다. 풍경/둘. 1인당 왕복 4000원씩인 뱃삯을 네 명 분을 내고 유람선에 올랐다. 아, 아득한 시절,내 고등어등살처럼 푸르던 20대, 그 젊은 대학생. 난 그때 첫사랑 랑 이 밸 탔었다. 호양호가 갈라지며 포말을 일으킨다. 추억이 되어버린 사랑이야기가 포..

아내의 생일에 부쳐...................

아내의 생일에 부쳐...................글/美山 왕은범 - 비와 함께 온 당신 김/혜/숙/ 비가 옵니다. 이른 새벽 톡 톡 사랑으로 얼룩진 유리창. 그 유리창으로 빗물이 길게도 흘러내립니다. 당신, 대지를 적시는 단비와 같이 연둣빛 나뭇잎새같이, 아니 호롱 호롱 저 샛노란 냉이꽃밭을 소리없이 너울대는 노랑나비같이, 당신, 내 사랑스런 동반자로, 내 사랑해야할 영원한 안해(內陽)로, 내 사랑하고말 가슴 설레이는 여인으로, 아름다운 자목련 은근한 백목련 그늘에 다정스레 녹아 목련꽃 흐드러지게 피워낼 당신 그리고 나. 비가 여전히 내립니다. 미역국 제손으로 끓여 한술 뜨지 못하고 빗속으로 미끄러지는 당신 차를 내려다보며 아주 오래전 울엄마를 보는듯 콧등이 아려 하늘을 치어다봅니다. 사랑이라 말하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