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나이 마흔 여덟 어느 시인이 말한 것처럼 어쩌면 부록같은 인생을 살아가는지도 모를, 그런 나이가 되었다. 두 아이의 엄마로, 내 사랑하는 아내로, 며느리로 ,자식으로,직장인으로 변함없는 모습으로 살아왔고 살아갈 내 아내 김혜숙 어제 퇴근길에 할인매장 화장품 코너를 지나다 문득 머리 염색약에 내 시선이 머문다. 아내 손을 이끌고 진열대로 다가선다. 어느새 부록같은 인생을 사는 아내 머리가 희끗희끗해졌구나. 아! 저녁을 먹고 거실 한가운데 신문지를 넓게 깔았다. 염색할 채비를 모두 마치고 아내와 난 거룩한 자태로 무슨 의식을 치르듯 정좌했다. 스님들 삭발식을 하듯 염색약을 아내의 희끗한 머리칼에 살포시 칠을 하고는 골고루 골고루 갈색을 입혔다. 아내의 머리가 그렇게 하얘졌는지 몰랐다. 부끄러운 남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