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밤샘 실험으로 녹초가 된 아들이 아침부터 전화다 "아빠, 잘 지내시죠?" 생뚱맞다 녀석이 이른 아침(08 : 20)에 전화를 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래, 너도 잘 지내지? 참 요즘 축제기간이라면서?" 아들네 학교는 특이하다 아니 잔인하다 젊음의 열기로 북적대는 소위 "축전(祝典)"기간임에도 예외없이 밤샘 실험이란다 (축제라는 말보다 축전이라는 표현이 옳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피로와 지침으로 찌든 녀석의 목소리를 듣노라면 참으로 가엾다는 생각 뿐이다 한창 낭만이니 여유니 사랑이니 인생이니를 논하며 거들먹거릴 법도 한데 (애비인 난 '다시 또 회상'이란 글에서도 밝혔듯이 사랑타령으로 보내던 스물 하나였는데..) 아들에겐 스물 둘 건장한 몸에 빼어난 용모(난 여전히 팔불출이다)를 발산할 겨를..